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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료방송 시장 - 규제완화를 통한 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
글쓴이 nemo 날짜 2017.05.11 14:55 조회 수 307



유료방송시장 - 규제완화를 통한 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SKT의 CJ헬로비전 M&A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인수합병이 허용된다면 CJ헬로비전의 권역 23개 중 21곳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되어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불허 결정의 이유였다. 이 결론을 도출해 내기 위해 공정위는 7개월 동안 심사를 진행하였다. 선례가 없는데다 다각적으로 영향이 큰 M&A이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었으나, 심사기간 동안 경영공백 상태를 감내할 수 밖에 없었던 헬로비전은 불허 결정 이후 큰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경쟁자인 KT를 따라잡기 위해 M&A를 추진했던 SKT 역시 현재 위치에 발이 묶이며 미디어사업 전략을 전면 재수정 해야 했다. 이 M&A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과도한 규제와 이로 인한 시장의 경직성을 여과 없이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약 30%의 시장점유율로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인 KT는 33% 합산규제로 인해 M&A는 물론이며 영업활동 마저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IPTV 2~3위 사업자인 SK와 LG 또한 권역 점유율에 기반한 공정위의 M&A 심사에 따라 SO의 인수를 통한 사업확대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다. 그렇다고 케이블 사업자들이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실패한 개별 SO는 물론이며 MSO들 조차 통신사로의 매각을 통한 Exit기회를 박탈당한 채 서서히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하는 형국이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규제라는 덫에 걸려 모든 유료방송시장 Player들이 옮싹달싹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의 규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제정된다. 우선 특정산업 및 사업자의 육성을 위해 존재한다. 잠재력을 갖춘 사업자가 시장이 성숙하기 이전 과도한 경쟁으로 도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특정 사업자에게 독점 혹은 과점의 사업권을 주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권역 독점권이 이에 해당한다. 케이블 사업 초창기였던 90년대 초반에 케이블 방송의 정착을 위해 지역별 사업자들의 사업권을 보장하고 과잉경쟁으로 인한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권역별 독점을 인정해준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 후생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제가 제정된다. 유료방송과 관련해서는 점유율 합산 규제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경쟁력 있는 사업자의 사업확장을 억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1/3의 점유율 상한선을 규정한 이유는 특정 사업자가 과도하게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한다거나 기타 불공정 거래행위를 통해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문제는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방송사업 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는데 규제는 제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만약 현행 규제들이 유료방송산업 및 사업자의 육성과 소비자 후생의 극대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못한 채 유료방송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면, 이제는 달라진 방송환경에 맞게 규제를 재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시점이다.



▶ 국내 유료방송시장 현황

 국내 유료방송 산업은 ‘16년 말 기준 3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 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TV보유 가구의 94.4%가 가입하고 있을 만큼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산업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 5년 간 연평균 6.8%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한 유료방송 가입율과 모바일 중심으로의 미디어 이용행태 확산으로 신규가입자 유치를 통한 양적 성장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UHD 등 고화질 방송과 새로운 컨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끊임 없이 상승하여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유료방송사업자 간의 경쟁은 이제 기존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로 인해 투자여력이 부족하고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가입자 이탈을 겪을 수 밖에 없어졌다. 결국 경쟁력을 상실한 사업자는 경쟁업체에 인수되거나 극단적인 경우 시장에서 퇴출되는 형태의 시장구조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통신3사의 IPTV와 위성TV 그리고 케이블 사업자인 5개의 MSO와 9개의 개별 SO가 경쟁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자본력과 마케팅 역량에서 우위를 보유한 통신사의 IPTV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IPTV는 2006년 SK브로드밴드의 전신인 하나로 텔레콤의 하나TV출시로 시작되었으며 초창기에는 VOD를 중심으로 서비스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였으나, 2009년부터 지상파의 실시간 전송이 허용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통신사들은 방송시장 후발주자로써의 단점을 극복하고 케이블TV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 기존 통신고객들에게 결합상품을 통해 높은 요금 할인을 제공하였으며, 통신사 대리점의 경우에는 신규가입자 확보를 위해 수십만 원의 현금과 상품권을 지급하는 마케팅 또한 적극적으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16년 말 현재 통신3사는 유료방송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기존 통신사업의 정체로 어려움을 겪던 통신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통신3사는 모두 컨텐츠 판매 채널로서의 IPTV자체의 성장성과 Home IoT 등 신규사업과의 높은 연관성으로 인해 방송가입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KT에 비해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이는 SK와 LG는 MSO에 대한 M&A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며 방송가입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 사업자들은 통신사의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력의 열세로 통신사만큼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금할인을 통한 가입자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며, 그 결과 수신료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수익성의 악화를 겪고 있다. 악화된 수익성은 곧바로 투자의 축소로 이어져 현재도 케이블 사업자들의 디지털 전환율이 50% 수준에 그치는 등 IPTV 대비 경쟁력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케이블사업자들은 수익 측면에서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으나, TV홈쇼핑의 성장세 하락에 따라 송출수수료의 성장 또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 사업자들이 UHD 등 고화질 방송과 양질의 컨텐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IPTV와 대등하게 경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의문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정부가 통신사의 Mobile 제품과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허용하여, 통신사의 결합상품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본질적인 경쟁력의 강화 없이 단순 결합상품의 출시 만으로 케이블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이 해소되리라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규모의 경제 확보에 실패한 개별 SO들과 일부 MSO를 중심으로 더 가치가 하락하기 전에 매각을 통해 시장에서 철수하고자 하는 업체가 여럿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규제로 인한 유료방송시장 구조조정의 지연

 이처럼 유료 방송시장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방송사업의 확대를 추구하는 사업자와 매각을 통해 사업에서 철수하고자 하는 업체가 동시에 존재한다. 시장경제의 원리가 적절히 작동한다면 M&A가 활발하게 일어나 경쟁력이 앞서는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며, 철수를 결정한 사업자들은 매각 대금을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 투자할 기회를 얻게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SKT와 CJ헬로비전의 M&A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과도한 규제로 인해 시장참여자들 사이의 자발적 구조조정마저 불발된 상황이다. 공정위는 해당 M&A가 통신사업 1위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 간 결합인 특수한 상황이라서 불허한 것이지 통신사와 케이블 사업자의 M&A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공정위가 불허의 근거로 내세운 권역 내 시장지배력의 강화를 일관되게 적용할 경우 어떠한 통신사의 MSO인수도 불가능 하다. 권역독점을 통해 성장해 온 MSO들이 특정 권역에서는 여전히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의 점유율이 더해지면 권역 내 경쟁제한성 요건을 피해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점유율 합산규제로 인해 1위 사업자인 kt가 시장의 변화 보다는 현상유지를 바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 또한 시장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사 이외에 잠재적 매수자가 다수 존재한다면 공정위의 결정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나, 유료방송시장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현재의 상황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제3의 매수자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케이블 사업자 인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케이블 종사자들이 공정위의 결정을 유료방송시장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막고 케이블 사업자의 퇴로를 끊는 결정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만약 구조조정의 지연이 지속되어 경쟁력을 상실한 SO들이 도산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정부는 대량실업 및 소비자 피해 확대라는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이제는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시점이다. 규제는 그 자체로 존재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재의 규제가 과연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검토하여, 문제점이 있다면 달라진 방송환경에 맞게 재조정해 나가는 것이 규제제정의 본래 취지에도 더욱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 규제완화: 권역규제 폐지

 유료방송시장 내 존재하는 다양한 규제 중 가장 시급하게 논의가 필요한 두 가지는 케이블사업자의 권역 제한과 점유율 합산규제이다. 우선 권역제한은 가능한 빨리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권역 제한은 정부가 케이블TV의 안정적 보급을 위해 전국을 78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에서 사업자의 독점권을 인정해준 것에서 비롯하였다. 이는 명백하게 산업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규제로 각 권역 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의 수를 제한하여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산업 보호라는 측면에서 케이블산업이 정책적 보호의 대상으로 적합한지 여부와, 만약 그렇다면 산업보호 및 육성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느냐에 따라 권역제한의 존속 필요성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겠다. 케이블산업은 이미 2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산업으로 신생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방송법상 해외자본 소유제한으로 인해 해외기업에 의한 시장 장악 우려도 없는만큼 정책적 보호의 대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뿐만아니라 현재의 권역제한은 케이블 사업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의 사업확대를 저지하며, 경쟁력을 상실한 사업자의 철수를 방해하는 역할 밖에는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애초에는 보호를 위해 존재하였으나 시대가 변해버린 지금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한 권역제한을 폐지하여 경쟁력 있는 사업자는 권역 확대를 통해 IPTV와 경쟁할 수 있게 하고,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는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지난해 말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권역 제한을 폐지하는 논의를 진행하였으나 일부 케이블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디지털전환 완료 후 재논의 하기로 하였다. 많은 케이블 사업자들이 권역제한 폐지를 그들이 가진 권리에 대한 침해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의 경우 권역제한이 풀린다 해도 타 권역으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폐지 반대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케이블 사업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권역제한이 결코 케이블 사업자들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그 동안 정부가 제공한 지역독점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하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여 오늘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IPTV에 시장을 내줄 가능성이 높으며, 생존을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며 타 권역으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역제한을 끝까지 고수하고자 한다면 케이블사업자 전체가 사업확대와 사업철수 기회 모두를 상실한 채 서서히 고사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케이블 업계가 처한 냉엄한 현실이다.



▶ 규제완화: 합산 점유율 규제 완화

 점유율 합산 규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권역제한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되나, 가격인상 없이 해외 거대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점유율 상한선을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점유율 상한을 높이는 결정에는 선도사업자의 지배력 강화에 따른 가격인상 우려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컨텐츠 투자 강화와 이로 인한 양질의 컨텐츠 생산확대라는 긍정적 전망이 동시에 존재한다. 우선 가격인상 가능성부터 살펴보면 점유율 상한 확대에 따라 시장이 독과점 형태로 전환되면 사업자들이 가격인상을 통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게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원리이다. 그러나 유료방송시장의 경우 특수한 수익구조로 인하여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IPTV와 케이블사업자는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수취하는 수신료 수입에 더해 홈쇼핑송출료와 광고수입 그리고 유료 컨텐츠 판매수입 등 수신료 외에 가입자 기반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입자 당 수신료 수입은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가입자 기반 수입은 T-커머스 등 홈쇼핑 사업자의 증가와 유료 컨텐츠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수신료 수입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확대되었으며 곧 수신료 수입을 추월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특정사업자 예를 들어 kt의 점유율이 33% 이상으로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신료의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만약 가격 인상을 통해 수신료 수입이 일부 증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탈 고객이 발생하여 그 고객으로 인해 발생하던 가입자 기반 소득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가격을 유지하여 가입자 기반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홈쇼핑업체 대상 협상력울 강화하고 유료 컨텐츠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이윤극대화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TVing 같은 국내외 OTT사업자 등 Web기반의 다양한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여 가격 인상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적 규제산업인 방송산업에서 가격인상 가능성은 정부의 규제를 통해 일부 통제될 수 있어 점유율 상승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기 더욱 어려운 구조이다.





 이와 반대로 규모의 경제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컨텐츠 제작의 경우 합산규제 완화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시장 소비자들은 점점 더 양질의 컨텐츠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컨텐츠와 경쟁할 수 있는 컨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대표적 해외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경우 현재 가입자 규모가 1억 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며, 이 중 미국 외 가입자의 비중이 조만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곧 미국 외 가입자의 기호에 맞는 컨텐츠 생산의 강화로 이어질 것을 의미하며, 한국 및 아시아시장을 대상으로 한 컨텐츠의 생산도 점차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넷플릭스는 이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에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생산한 컨텐츠의 독점구매 가능성 또한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유료방송시장 사업자들은 취약한 고객기반으로 인해 자체 컨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대부분의 컨텐츠를 지상파 방송사와 CJ E&M등 일부 PP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상파 방송사와 국내 PP역시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수익 감소와 유료방송시장 수신료 매출의 정체로 인해 해외의 거대사업자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양질의 켄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양질의 컨텐츠 제작에 소요되는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거나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법 외에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 그러나 가격인상은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고 특히 여가의 상당부분을 TV에 의존하고 있는 저소득층에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결국 점유율 합산규제 완화를 통해 선도 사업자들의 가입자 기반확대를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컨텐츠 제작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상황에서 선택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인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수익성 개선은 낙수효과로 인해 지상파 방송사와 PP의 수익강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고품질의 컨텐츠 제작이 활성화되어 국내 미디어 시장 생태계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케이블 사업자의 확보 가능 점유율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규제가 존재하였으나, 미 법원은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통한 경쟁가능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폐기하도록 판결하였다. 이 결정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국내외 미디어 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규제의 대상을 국내 유료방송으로 한정하여 최대 33% 상한을 두는 현 규제는 해외사업자들의 진입으로 인한 잠재적 경쟁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넷플릭스 등 거대 자본을 보유한 해외사업자가 시장 침투는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점유율 합산규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빈대 (유료 방송사업자의 지배력 남용)잡기 위해 초가삼간 (국내 미디어시장) 다 태우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점유율 상한선을 완화하는 것은 필요하나 국내 미디어 시장의 독과점화에 따른 우려를 고려하여 우선 49% 수준까지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시장의 과반이상을 차지하는 유료방송시장 사업자가 갑자기 출현하는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사와 PP 등 컨텐츠 공급자에 대한 협상력이 과도하게 증가되어 오히려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입자 기반강화 방안과 더불어 선도사업자들의 컨텐츠 제작업체 대상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규제완화로 인한 방송의 지역성 훼손과 대기업의 언론장악 우려의 불식

 하지만 규제완화와 관련하여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SKT와 CJ헬로비전의 M&A가 발표되었을 당시 학계를 비롯한 다양한 반대의견이 제시되었으며, 이는 대부분 케이블방송의 지역성 훼손에 대한 염려와 지역방송을 통해 언론사 역할을 하는 SO들이 SKT와 같은 대기업에 종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대부분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케이블 방송이 가지는 지역성은 작년 경주 지진 당시 SO의 지역채널이 보여준 신속하고 생생한 보도를 통해 잘 나타났다. 또한 선거 때마다 지역 유권자에게 후보 토론회를 중계하는 등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지역 채널의 시청률은 타 채널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며, 지역방송국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인해 노래자랑이나 지역명소 소개 등의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의 제작을 반복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케이블 방송의 지역성은 지켜나가야 하는 가치지만, 결코 M&A 불허를 통한 현 수준의 유지가 지역성을 제대로 구현하는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라리 통신사 등 잠재적 인수자에게도 SO의 지역채널 의무화를 계속 유지하여, 대기업의 자본이 지역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지역성의 발현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또한 대기업에 의한 언론 장악에 대한 우려 역시 근거가 미약하다. SO에 의해 운영되는 언론사의 경우 해당 권역내에서도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현재도 대부분의 SO들은 CJ나 현대백화점, 그리고 태광 등 대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SKT나 LG로 운영주체가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언론 독립성에서 큰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규제완화를 통한 국내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

 지금까지의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케이블사업자, IPTV사업자, 지상파 방송사, 그리고 PP 등 유료방송시장 참여자들 별로 별도의 규제를 통해 관리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미디어 산업에서는 이러한 업종별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그러나 업종별로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들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여 국내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존재가 되어있다. 반면 해외 거대사업자의 국내시장 잠식 위협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해외의 거대 사업자의 국내 소비자 대상의 컨텐츠를 집중적으로 생산하여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면, 이는 곧 국내 미디어 시장의 장악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전에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해외 거대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유료방송시장 권역제한을 가능한 빠르게 폐지하여 유료방송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합산점유율 완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그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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